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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작·소 “여성 작가를 소개합니다” >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미술 작품을 바라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광명여성의전화 소식지 인문학 코너로 ‘미술과 젠더-여.작.소(여성 작가를 소개합니다)’를 신설합니다. 여름 회지를 시작으로 가을, 겨울까지 총 3탄에 걸쳐서 3인의 여성 예술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미술사에서 남성   작가들에게 가려져온 여성 작가들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여성주의적 작업이 될 것입니다. 또한 그들의 작품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고 있는지 발견해보며 여성주의 시각을 확장시켜보는 것도 좋겠죠?

 

 

< 인상주의 화가, 베르트 모르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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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장식을 한 베르트 모리조' - 에드아르 마네 (1872)

 

  베르트 모리조(1841~1895)는 중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여동생 에드마와 함께 미술을 배우며 자랍니다. 직업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지만 그 당시의 일반적인 여성들의 삶과는 어울리지 않았죠. 베르트 모리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오직 인내하고 나 자신을 해방시키겠다는 것을 숨기지 않음으로써 ‘나의 독립’을 쟁취할 것이다” 매우 여성주의적인 시각으로 보입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일반적인 중상류층의 여성이라면 미술 교육을 통해 교양을 갖춘 여성으로 자리매김한 후 결혼을 하여 훌륭한 아내, 어머니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베르트 모리조는 직업 화가를 통해 자신의 독립을 꿈꿨습니다.


  베르트 모리조가 뜻을 함께했던 인상주의에는 모네, 마네, 드가, 르누아르 등의 작가들이 속해 있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공식적인 살롱 문화와는 동떨어지게 빛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색감을 표현하며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 모았습니다. 베르트 모리조는 그 가운데서도 마네의 작품 속 모델로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전시회를 조직하는 데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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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 – 베르트 모리조 (1872)


  베르트 모리조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녀를 단순히 마네의 뮤즈, 마네의 모델로 평가하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리조는 특히 여성을 그려냄에 있어 남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행복한 어머니의 모습을 그렸던 남성 작가들과 달리, 그녀의 작품속 여성들은 피곤해 보이는 자세를 취하거나 우울해 보이기도 합니다. 모리조의 실제 자매인 에드마가 자신의 딸 블랑슈를 돌보고 있는 장면을 그린 [요람]은 모리조의 돋보이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잠들어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애정어린 느낌도 들지만 어쩐지 지쳐보입니다. 어머니의 모성애를 당연시하고 육아를 전적으로 담당하게 하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육아는 녹록치 않은 것이라고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로 만나는 여·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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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의 제비꽃 여인: 베르트 모리조
(2012. 프랑스. 카롤린느 샹페띠에 감독)

 

  인상주의 화가로서 반짝이는 순간을 사랑했던 그의 인생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원제는 그의 이름 그대로 ‘Berthe Morisot(베르트 모리조)’라는 제목이지만 국내에서는 ‘마네의 제비꽃 여인’이라는 부제를 붙여 2014년 개봉했습니다. 충분히 주체적인 삶을 살아내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고수해온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술사에서는 그를 ‘마네의 뮤즈’만으로 바라보거나 두 사람의 로맨틱한 관계에 집중하려는 시선이 있습니다. 여성으로서 살아가며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것과 가부장제 속에 순응하며 아내와 어머니로 살아가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리조의 모습을 보다보면 시대 구분 없는 자매애와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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