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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기념 사업 참가 소감문


1. 2020 여성인권영화제 <당연한 것은 무엇도 없다> 씨네톡톡

 

올해 여성인권영화제는 <미스비헤이비어>, <비하인더홀> 두 영화로 구성하여 진행했습니다. 이번 상영작에 선정된 두 편의 영화 모두 작품성이 뛰어나, 관객들과 영화제를 준비하는 기획단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더 많은 관객분들과 영화를 나누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 소식지를 통해 회원님들께 영화의 줄거리와 소감 등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글 : 유서연 활동가·상담원 / 최진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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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비헤이비어 (Misbehaviour)
드라마/영국/2020/106분/필리파 로소프 감독

줄거리: 우리는 예쁘지도 추하지도 않다! 화가 났을 뿐! 여자라는 이유로 학계에서 무시당하지만 실력으로 이기겠다는 여성 운동가이자 역사가 샐리(키이라 나이틀리)는 페미니스트 친구들과 성적 대상화의 주범인 미스월드에 맞서며 유쾌한 반란을 시작한다. 한편, 제니퍼(구구 바샤로)는 역사상 최초의 미스 그레나다로 흑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려 한다.


샐리가 생각하는 어머니는 갇혀 있고 무엇도 못하는 존재였다는 샐리의 반박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머니를 통해 샐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미래를 꿈 꿔왔다. 하나뿐인 딸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길 바라며 미스월드에 맞서는 샐리는 여성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어머니와 대립관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옥에서 나온 샐리와 조우해 유머와 위트, 지지를 보여준 어머니의 용기에 대해 말하고 싶다. 어머니가 감옥에서 나온 샐리를 부정하거나 비난한다면 어쩌지, 상처받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감상 중 어머니가 딸에게 한말은 “법정까지 갈 거라니? 그럼 뭐 깔끔한 정장을 준비해야겠구나! 그래도 괜찮아!”였다. 그 시대의 법이나 사회·문화적인 잣대가 아닌 세상을 바꾸기 위한 외침에 함께하는 동료들과 어머니의 지지는 천군만마보다 소중하게 다가온다. 여성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묵직한 저항을 하는 샐리를 지지하고 공감하는 어머니를 보며, 우리를 지지해주는 단 한명의 누군가가 있다면 어떤 일도, 어려움도 해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영화를 보며 여성의전화 상담소를 찾아 주시는 내담자에게 단 한명의 누군가가 되어 지지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상담원이 될 것이다. (유서연 활동가·상담원)

 

1970년에 전 세계에 방송된 미스 월드 대회 때 있었던 실화라는 말에 더 집중해서 본 듯 하다. 미스 월드 대회를 위해 각국 여성들이 몸단장을 하고 동선을 연습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여성의 상품화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노력처럼 보였다. 그러다보니 당일 현장에서 보여준 주인공들의 활약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마지막에 보여준 실존 인물들의 현재 모습 또한 이 영화의 감동과 함께,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최진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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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더홀 (Behind the hole)
픽션/대한민국/2019/25분/신서영 감독

- 화장실 불법촬영 베테랑 박부장은 사내 화장실에 설치해놓은 몰래카메라가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그 후 불법촬영에 민감한 인턴과의 대결이 시작된다. 한국 여자화장실 칸의 벽은 마치 전쟁이 지나간 흔척 같다. 벽에 뚫린 수많은 구멍과 그것을 막기 위해 꽂힌 휴지 뭉치와 실리콘들. 이 전쟁은 대체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걸까?


여성주의 시각으로 화장실 불법촬영을 블랙코미디로 시원하게 풀어낸 작품으로서 보는 내내 통쾌함을 느꼈다. 24분의 짧은 이야기 속에 여성의 고통에 대해 코믹하고, 리얼하며, 진지하게 다룬다. 올해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을 보며 공감하고 행동하는 나 자신에게 현실의 돌파구가 돼 주었다. 여성인권영화를 계기로 세상을, 여성의 삶을 바꾸기 위해 외치고 싸우고 나아갈 것이다. (유서연 활동가·상담원)

 

끔찍하고 소름 끼치지만 꼭 봐야 할 영화. 
본인의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화장실 불법촬영이 한 여성에겐 일상 생활을 위협할 정도라면 명백한 범죄이다. 무거운 탐지기 가방을 들고 다니는 주인공 정희를 보며 왜 여성들이 이렇게까지 하며 살아야 하지?라는 분노를 느끼며 마지막 정희의 행동이 이해가 되어진다. 씁쓸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재의 모습이다. (최진아 회원)


2. 2020 여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

 

말하기대회 내부현수막.jpg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남편이나 애인의 폭력으로부터 살해당하거나, 죽음의 위기를 간신히 넘긴 여성들에 관한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수련용 도검으로 아내를 폭행하고, 소주병으로 애인을 위협하고, 수년간 아이들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목사. 그런데도 미약한 처벌을 볼 때마다, 우리 사회에서 폭력이 사라지는 날이 올지, 우리는 여전히 우연히 살아남은 건 아닐지 생각하게 됩니다. 기사에조차 나오지 못하는 폭력이 만연해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리고 그 경험을 직면하며 타인에게 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는 생존자 분들에게 함께하고 있다는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여성폭력생존자 말하기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일터, 자녀와 아내를 소유물로 생각하고 학대하는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도 불안정한 주거상태. 어느 곳에서도 여성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자리였습니다. 배우고, 일하고, 쉴 수 있고, 안전하게 살 수 권리는 당연함에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은 이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혹시 그러한 상황에 있다는 용기 내서 폭력의 사슬을 끊고 나오라고”, 여전히 힘들지만 “용기를 낼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피해자(victim)’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폭력에서 탈출하여 살아남은 ‘생존자(survivor)’로서 증언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제가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늦게나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무한한 연대와 지지의 마음을 보냅니다. 그 목소리가 분명히 누군가에는 폭력의 사슬을 끊고 나올 수 있는 용기가 되었을 것이며, 여성폭력에 대한 통념에 균열을 일으키는 변화의 시작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의 이유를 생존자에게서 찾거나, 비난하는 목소리는 말하기 어려운 사회를 만듭니다. 생존자들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말할 수 있는 자리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폭력에 관대하지 않은 안전한 사회가 되길 소망해봅니다.  (고은정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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