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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작·소 “여성 작가를 소개합니다” >

 

"내가 아는데 나는 아주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슬픈가? 축제가 길다고 더 아름다운가?

내 삶은 하나의 축제, 짧지만 강렬한 축제이다. (중략)

그러니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내 안에서 사랑이 한번 피어나고

좋은 그림 세 점을 그릴 수 있다면

나는 손에 꽃을 들고 머리에 꽃을 꽂고 기꺼이 이 세상을 떠나겠다." 
(파울라의 일기 중)

 

그림16.jpg

호박 목걸이를 한 반신누드 자화상(1906,바젤 미술관)

 

 

파울라 모더존-베커(1876~1907)는 독일 드레스덴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칼 발더마르 베커는 건축 엔지니어였으며 파울라가 교사로 자라기를 바랐다. 하지만 파울라는 베를린 여류화가협회 미술학교에 다니며 미술에 대한 꿈을 꿨다.


이후 브레멘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예술가 공동체 마을 보릅스베데의 작은 마을로 가서 여러 화가들과 함께 그림을 그렸다. 그곳에서 파울라는 남편이 될 오토 모더존을 만나게 된다. 당대 화가들이 자연 속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에 집중한 반면, 파울라는 자신만의 색감과 질감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주변 화가들이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여기기도 하였지만, 파울라는 굴하지 않고 , 풍경 외의 것들에도 눈을 돌리며  지역 주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파울라가 그린 초상화는 모델의 외적인 모습과 내적인 감정까지 전달했다. 하지만 파울라의 화풍과 기법은 당시 유행하던 것과는 달랐다. 그곳에서 화가 오토 모더존과 결혼하고, 얼마 동안은 함께 작업하기도 했지만 그곳의 화풍과 다른 관점을 고수하던 파울라는 결국 보릅스베데를 떠나 파리로 가게된다.


1903~1905년 사이 파리에서 파울라는 세잔, 고갱, 고흐의 작품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특히 고갱의 영향을 받아 [호박 목걸이를 걸고 있는 자화상]과 같은 걸작을 그려낸다. 미술사 속에서 남성 작가들이 여성 또는 여신의 누드화를 섹슈얼하게 그린 것과 달리 파울라의 누드 자화상은 소박하고 인간적인 느낌을 준다. 성적 대상이 아닌 인간 파울라 자체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림15.jpg

옆으로 누운 엄마와 아이(1906, 파울라 모더존 베커 미술관)

 

파울라는 모성애를 주제로 [발가벗고 누워 있는 엄마와 아기]와 같은 작품을 다수 남겼다. 화가로서 걸작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과, 남편의 곁에서 아이를 낳고 어머니로서 살아야한다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그녀는 31살에 아이를 가졌지만 출산 후유증으로 요절하고 만다. 비록 생전에는 화가로서 이름을 알리지 못했지만 후대에 재평가 받으며 여성 화가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은 미술관을 개관하게 된다.

 

<영화로 만나는 여.작.소>

그림17.jpg

파울라(2017. 독일. 크치스찬 슈뵈초브 감독)

영화는 "그림은 때려치고 취직 또는 결혼이나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예술가 공동체로 들어가는 파울라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눈에 보이는 대로 풍경을 그리는 기존의 기법을 탈피해, 파울라 스스로 느끼는 색과 형태를 그리고자 한다. 하지만 여성 화가라는 이유로 화가 남편과 이웃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여성스럽지 못한' 괴팍하고 고집스러웠던 화가 파울로의 일생을 그려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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