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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1638~1639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1593~1652)는 바로크 시대의 화가로, 반드시 기억해야할 중요한 여성 작가 중 한 명이다.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바로크 시대의 미술계에 여성의 작품을 남겼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탁월한 그림 실력도 갖췄지만 젠틸레스키는 어린 시절에 겪은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아버지인 오라치오 젠틸레스키는 딸의 미술 교육을 위해 자신의 친구이자 화가인 아고스티노 타시에게 어린 젠틸레스키를 보낸다. 하지만 타시는 자신의 친구의 딸을 강간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는다. 강간죄로 고소했음에도 불구, 오히려 재판부는 여성이었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명예를 짓밟고 수치심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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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이후 젠틸레스키는 1611년 피렌체로 건너가 활동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자신의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를 완성시킨다. 성경과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를 자신의 관점에서 다시 재해석하여 그려내는 것이 특징인데, 본인의 자화상을 이야기 속 인물에 투사하여 그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여성 캐릭터들은 기존의 남성 작가들이 그렸던 모습과 달리, 강인하고 능동적인 표정과 제스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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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카라바조)

 

홀로페르네스 왕을 살해하는 유디트라는 똑같은 주제를 다룬 남성 작가 카라바조의 작품과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카라바조의 작품 속 유디트는 연약한 소녀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소녀를 돕는 하녀도 힘없는 늙은 노파로 묘사했다. 반면, 젠틸레스키의 유디트는 강인한 면모가 표정에서부터 두드러진다. 유디트의 하녀 역시 유디트를 돕는 강한 조력자의 모습이다.


여성폭력 피해자에서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성폭력 경험을 예술로 극복하고 주체적인 자아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그의 모습에서 여성주의자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여성 화가를 인정해주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스스로 작가라는 정체성을 만들어갔던 그의 투지는 모든 작품 속에 드러난다. 자신의 후원자인 돈 안토니오 루포 디 칼라브리아에게 보낸 편지에서 젠틸레스키는 이와 같이 말했다고 전해진다 “살아 있는 한 내가 나의 존재를 직접 통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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