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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정보 시대의 글쓰기

방송대 손 종 흠

 

 

1. 문화의 세기와 맞춤정보시대

가장 쉽게 말하자면 문화는 인류가 만들어낸 정신적, 물질적 財富의 총체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문화 역시 복잡하게 분화하면서 발전하여 한 두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정도가 되었다. 따라서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한 집단이 갖는 생활양식 총체를 문화라고 하는 기본 틀은 유지되더라도 좀 더 세부적이고 섬세한 설명과 분류 등이 필요하게 된다. 복잡해진 사회만큼 문화현상도 복잡해졌으므로 생활양식의 총체라는 의미의 문화개념은 너무 광범위하게 되어 개념설정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범주를 한정시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문화라는 말은 사실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이 중심이 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물질적인 어떤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문화라는 말을 붙일 때는 그 현상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물질현상이 갖는 관념적인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말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 주거문화라고 했을 때, 이 말이 갖는 의미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단이 주거하는 현상들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현상들에서 추상하여 뽑아낸 공통점들을 개괄하여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므로 주거문화라고 하면 집을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서술대상으로 하는 범주의 안에 들어가는 주거현상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어떤 것들에 대해서 관념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주거현상이라는 물질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문화라는 말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총괄하는 생활양식의 전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지향하는 바는 정신적인 것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이러한 성격과 개념을 가지는 문화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삶의 자취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문화는 삶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는 단순히 남겨진 흔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문화라는 말 속에는 그보다 더 큰 의미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한 의문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삶의 자취라는 말에서 풀어볼 수 있다. 여기서 자취는 남겨진 흔적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물질적으로 혹은 현상적으로 남겨진 흔적과 더불어 그 속에 포함된 상상력의 세계를 함께 일컫는 말이 바로 자취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물질적인 것만도 아니요, 정신적인 것만도 아닌 것으로 물질적 삶과 정신적 삶이 녹아 있는 복합체로서의 자취이다. 물질적인 혹은, 현상적인 삶의 흔적들은 당연히 과거의 것이다. 물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문화는 과거의 흔적들을 가지고 현재의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러나 물질적이고 현상적인 그 속에 녹아있는 세계는 더 경이로운 것이어서 우리로 하여금 현재를 알게 하고 미래를 볼 수 있게 한다. 문화 속에 녹아있으면서 현상을 통해 顯現되는 상상력의 세계는 문화가 아니고서는 담을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미래는 상상력의 세계를 통하여 현재의 문화 속으로 들어오고, 과거의 흔적들은 물질적이고 현상적인 것들을 통해 현재의 문화 속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화는 과거와 미래를 현재 속에서 함께 아우르는 변증법적 성격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 나라나 한 민족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 문화가 가진 이러한 속성 때문에 앞으로 문화가 가지는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고, 우리의 생활 속에서 가지는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문화가 갖는 속성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면 첫째, 문화의 범주로 설정된 하나의 집단 속에서 함께 만들어지고 향유되는 공유현상의 하나이다. 둘째, 문화는 하나의 집단 속에서 형성된 여러 계급의 생활현상들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급성을 가지며, 겹겹이 쌓인 공통현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축적현상이라는 성격을 지닌다. 셋째, 모든 문화현상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홀로 존재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기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섯째, 사회현상들을 가장 민감하게 수용하기 때문에 수용과 변화를 기본으로 하는 개방성을 가진다.

문화는 집단이 만들어내고 즐기는 공유된 현상의 하나이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자연을 지배한다고 해도 자연의 일부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만큼 자연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고, 자연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 있어서는 자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사람은 집단을 이루어 자연의 영향 아래 있으면서도 그것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면서 삶을 영위해 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環境順應的인 삶만을 사느냐 아니냐에 따라 사람과 다른 동물과의 구별도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사람은 자연을 가공하여 자신의 필요에 맞도록 만들어 삶을 풍족하게 하는 힘을 가지게 되는데, 이 힘은 창조적인 성격의 집단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에서 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그것은 집단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사회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이 된다. 그 구성원이 점점 많아지게 되면 나중에는 거대한 조직의 집단을 형성하게 되는데, 가장 큰 집단을 국가라 할 수 있고, 가장 작은 조직은 남녀가 함께 사는 최소단위의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에서 가족, 가족에서 씨족, 씨족에서 부락, 부락에서 부족, 부족에서 국가로 발달해온 것이 바로 인류사회의 역사라 할 수 있는데, 사람의 집단이 여타의 동물집단과 다른 것은 혈연을 중시함과 동시에 개인적인 능력보다는 집단의 능력을 더 중시한다는 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녀가 구성원이 되는 가장 작은 단위의 가정을 맨 아래의 구성요소로 하는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을 만들어내지만, 이 국가가 개인처럼 一絲不亂하게 움직이게 함으로써 다른 어떤 동물집단도 보여주지 못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인류는 집단이 공유하는 여러 현상들을 만들어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문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된다. 이처럼 문화는 집단을 기본으로 하는 공유현상이기 때문에 집단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 그리고 씨족, 부족, 국가 등이 가진 성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고 각각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게 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문화는 그 집단 구성원들이 갖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구성원들의 삶에 맞기만 하면 되는 것이어서 그 이상의 어떤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문화라는 것은 優劣의 비교가 가능한 기능적인 성격을 가지는 문명과는 달리 우열의 비교가 불가능한 비기능적인 성격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를 비교하여 어떤 문화가 낫다고 하는 것은 사대주적 혹은 제국주의적 시각에 빠진 옳지 못한 견해이다. 집단의 공유현상이라는 이러한 성격을 지니는 문화는 수 없이 많은 현상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 중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것들을 대해서만 논의하려고 한다. 여기서 살펴보려는 것은 언어문화, 교육문화, 개인적 이기주의 문화 등이다.

문화현상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언어라고 볼 수 있다. 언어는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그리고 필수적으로 필요했던 소통수단이었기 때문에 언어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그 궤적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언어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집단적인 힘을 발휘하기 어려웠고, 그렇게 되면 자연을 가공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기술인 문명을 만들어나가는 속도가 무척 느렸을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언어를 통해 창조적인 생각과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인류는 다른 어떤 집단도 가지지 못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지금의 문명사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라는 문화는 인류문명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외국어 교육에 상상을 초월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이 투자는 기본적으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제국주의와 철저한 개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수많은 문화현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언어문화만을 공유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힘을 앞세워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제국주의적 발상에 근거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노력들이 개인적인 출세와 영달을 목적으로 하는 무계획적인 발상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런 차원에서 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필요에 의해 이루어져야할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에 국가 기관으로 譯官을 두어 외국어 정책을 계획적으로 했던 사실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외국어 교육을 개인에 맡겨둘 경우 그로 인해 야기되는 국가적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이다.

현대사회가 아무리 글로벌시대라 하더라도 한 국가의 모든 구성원이 외국어를 유창하게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것은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사회 구성원의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해왔던 언어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몇 개의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고 그렇게 말해서도 안될 것이다. 다만 우리 언어문화의 일부를 차지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어버린 외국어 교육에 투자되는 비용이 국가경제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게 됨으로써 효율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가 사이의 국제관계가 중요시되는 만큼 그것에 맞는 인력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키워나갈 수만 있다면 국가경제력에서나 국제경쟁력의 면에서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느 한 외국어를 잘하는 것이 마치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되는 것처럼 사회전체의 분위기를 몰아감으로써 그곳에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과 비용이 과연 그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는 것인지 아니면 부작용이 더 큰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일이 가능하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언어정책을 재검토하여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언어문화를 바로 잡아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현재 같은 현상들이 계속될 경우 어느 한 외국어만을 선호하는 문화적 사대주의는 더 심화될 것이고, 그에 비례하여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지게 될 것이다. 21세기는 문화 중심의 세계화가 될 것이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언어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하여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우리의 문화도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알려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어느 한 국가와 언어가 세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되는 현상을 결코 오래갈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세계화를 위한 언어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회에서 정보화는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을 타고 급속도로 진전되었는데, 지금 우리는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의 홍수라는 말은 정보가 넘쳐 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새로운 요구를 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맞춤정보에 대한 요구이다. 맞춤정보라는 표현은 넘쳐나는 정보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이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가려내 줄 수 있는 기준과 주제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앞으로의 모든 정보는 소비자의 요구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 테마를 갖추고 있으며, 철저한 기획에 의해 얼마만큼 잘 짜인 것인가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는 그냥 존재하는 문화유적이나 문화현상들로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것에 맞는 주제화, 기획화한 정보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문화현상의 하나인 글쓰기 역시 맞춤정보 시대에 맞도록 주제화하고 기획화한 방향으로 되어야 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2. 미적욕구(美的欲求)와 여성

욕구는 사람의 행동을 유발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결핍상태를 없애려는 마음이다. 사람은 욕구에 의해 모든 행동을 하기 때문에 욕구가 없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밥을 먹는 행위는 배고픔이라는 결핍을 채우기 위한 것이고, 성행위를 하는 것은 종족의 끊어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무엇이나 꾸미는 행위는 자신의 속에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채워 넣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모든 행위는 욕구에 의해 촉발되고, 움직여지며, 결실을 맺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욕구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심리적 요소임에 틀림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배고픔에서 오는 먹으려는 욕구가 없으면 아무 것도 먹지 않게 됨으로써 결국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성욕을 가지지 못한다면 2세를 낳지 못해서 종족의 보존이 어렵게 될 것이고, 종국에는 인류가 멸망하고 말 것이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욕구는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욕구는 크게 세 자기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식욕(食慾)이고, 둘째는 성욕(性慾)이고, 셋째는 미적 욕구이다. 사람은 음식을 먹어서 그것의 8활을 에너지로 바꾸어서 삶을 영위하는 동물이다. 그러므로 먹지 않고서는 생을 유지할 수가 없다.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아서 먹어야 하는데, 먹이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동인이 바로 식욕이 된다. 움직일 에너지는 없는데,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결국에 굶어죽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있어서 식욕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욕구가 된다.

식욕 다음으로 인간이 지니고 있으며,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욕구는 성욕이다. 성행위는 후손을 만드는 과정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뿐만 아니라 생명체로 태어난 이상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성행위 역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원천인 욕구가 없으면 안되는데, 여기에 작용하는 것이 바로 성욕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성욕이 솟구치게 되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성행위가 된다. 성행위를 통해 종족을 보존하고 이어갈 수 있으니 식욕 다음으로 이보다 더 중요한 욕구는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어떤 이들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성욕은 식욕보다 강하다고 하지만 생명이 존재해야 성욕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주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는 모두 아름답게 꾸미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미적(美的) 욕구인데,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 비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미적 욕구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바다 속에 사는 생명체가 아름답고 고운 색깔을 지닌 모습으로 존재한다거나, 지상에 살아 숨 쉬는 수많은 생명체들 역시 각자의 개성에 맞도록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모든 생명체는 미적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 인간이 지닌 미적욕구는 매우 특수한데, 이것이 바로 예술을 낳는 근본이 된다. , 우주의 다른 생명체들은 자연적인 생김새를 통해 미적 욕구를 드러내지만 인간은 인위적인 어떤 것을 통해서도 미적 욕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쪽으로 치우쳐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옷을 입는 것, 머리의 모양을 다양하게 하는 것, 손톱을 손질하는 것, 화장을 하는 것 등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모든 행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적욕구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은 식욕을 통해서는 생명을 유지하고, 성욕을 통해서는 종종을 보존하며, 미적욕구를 통해서는 자신을 드러내는 그런 존재라고 할 수 있게 된다. 이 중에서 세 번 째 욕구인 미적욕구가 바로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름다움을 나타내려고 하는 문학예술로 나타나게 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 아름다운 것을 보는 눈은 말할 것도 없고, 그것을 보고 느끼는 감성,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미적 정서 등 미적인 것에 관한한은 모든 면에서 남성을 압도한다. 글쓰기를 통해 미적 능력을 발휘하는 문학적 창작행위는 그런 점에서 여성에게 가장 적합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와 사람과 자연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철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글쓰기를 할 수만 있다면 모든 여성은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3. 문학의 본질과 글쓰기

문학은 아름답다. 그래서 문학은 식물의 맨 꼭대기에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에 비유되기도 한다. 아름답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문학을 사랑하고, 예술성 높은 문학작품을 창작하려는 시도를 한다. 이것이 바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문학의 매력이요, 힘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원천이 바로 문학의 아름다움이라고 한다면 아름답지 못한 것은 문학이 아니라는 것이 된다. 문학은 무조건 아름다워야 한다. 아름다워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을 받고 오래 오래 살아있는 명작이 된다. 문학이 아름다워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欲求)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름답다는 점에서 문학은 식물의 꽃에 종종 비유되기도 한다. 꽃은 식물의 맨 꼭대기에 있으면서 아름다운 모습과 달콤한 꿀샘으로 사람과 곤충의 사랑을 받는 존재다. 아름다움으로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매력을 발산한다는 점에서 꽃과 문학은 닮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문학과 꽃의 아름다움만 주로 생각하고 그것이 어떻게 해서 아름다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꽃은 결코 독자적으로 아름다울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문학 역시 혼자서는 아름다움을 뽐낼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직감할 수 있게 된다. , 문학이 아름다움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것의 바탕이 되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먼저 꽃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식물의 꼭대기에 있으면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이 그 매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튼튼한 뿌리와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식물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줄기와 잎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뿌리와 줄기, 잎 등에서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꽃은 절대로 필 수 없을 것이고, 아름다움을 뽐낼 수도 없게 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문학 역시 뿌리와 줄기, 잎에 해당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철학과 역사이다. 철학은 인류가 세상을 보고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이론적 도구이고, 역사는 사람이 삶을 살아가면서 만들어냈던 수많은 사건과 같은 현상들이 쌓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철학이 한 개인의 세계관과 연결된 것이라면, 역사는 사회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학은 철학과 역사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절대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탄생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맹점을 지니고 있다.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우주를 이해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문학작품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며, 역사적 사실과 관련을 가지지 않는 문학작품은 예술적 아름다움을 통한 감동을 선사하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문학은 철학과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문학이 철학과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는 말은 예술적인 문학작품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철학과 역사를 함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문학에 대한 공부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문학에 매료되어 평생을 그것과 씨름하면서 보냈으며, 현재도 수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이러한 성격을 가지는 문학은 과연 어떻게 해서 성립한 것일까? 문학이란 용어에서 중심을 이루는 문()이란 글자는 꾸민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꾸민다는 것은 일정한 사물이나 현상을 대상으로 하여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문학은 무엇인가를 대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맨 처음 꾸밈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바로 하늘이었다. 우주의 구성요소 중에서 하늘은 가장 변화가 심하며, 화려했기 때문에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존재였다. 하늘은 하루에도 수천 번을 넘게 변하며, 가장 화려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해가 나다가 비가 오기도 하고, 구름이 끼기도 하며, 천둥소리가 나기도 하는 아주 다양한 변화가 연출되는 것이 바로 하늘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맨 처음에 하늘을 대상으로 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서 노래로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문학으로서의 신화였다. 왜 신화가 처음 시작되었느냐 하면, 엄청난 변화를 시시각각으로 보여주는 하늘에는 도대체 누가 있기에 저토록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일을 주관하는 존재로 신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의 유래와 성격을 설명하는 신화는 문학의 시작이며 우주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처음으로 담아내는 그릇이었다. 하늘에는 인간 세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신이 살고 있는데, 전지전능한데다가 인간이 사는 세상인 땅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직접적으로 통하기가 어려운 존재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이 어떤 심부름꾼을 시켜서 하늘의 여러 변화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그 심부름꾼을 땅의 세상으로 내려 보낸다고 믿었다. 신의 심부름꾼으로 세상에 내려온 존재가 바로 왕이었는데, 신화에 등장하는 왕은 하늘의 아들로 설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우리 신화에도 그렇게 나타난다. 이러한 신화는 건국신화, 씨족신화, 부락신화 등으로 분화되면서 전설, 민담과 같은 여러 종류의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었고, 나중에는 소설과 같은 산문문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4.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문학적으로 말하며, 예술적으로 글쓰기

글을 쓰는 문학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문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역사와 철학을 바탕으로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역사학도는 문학을 몰라도 괜찮다고 보며, 철학도 역시 역사와 문학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는데, 문학도는 이 두 가지를 필요로 한다고 하니 문학을 한다는 것이야말로 어렵고도 험난한 길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 보면 문학도가 역사와 철학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역사와 철학을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비판력으로 글을 써서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야말로 매우 의미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하는 사람이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문학하기를 매우 잘했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철학하는 사람도 역사하는 사람도 진리에 대한 탐구와 서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철학과 역사는 문학에 비해서 볼 때 그 범위가 좁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문학하는 즐거움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도 뒤집어 보면 엄청난 중압감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음을 금방 알 수 있게 된다.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크면 클수록 그 책임과 의무 또한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에서 것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는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때는 엄청난 여파와 책임도 면할 수 없다는 의미를 함께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언어예술이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현실을 기본으로 하면서 그것을 근거로 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와 같은 말이다. 따라서 문학은 현실에 바탕을 둘 수밖에 없고, 수많은 문학작품들은 역사적인 것들을 소재로 하여 지어져서 우리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문학은 철학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각을 도구로 하여 인류의 역사를 예술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가 그렇고 소설이 그러하며, 나머지 어떤 갈래의 문학도 이 범주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문학을 역사에 대한 예술적 해석이라고 할 때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정립되지 못한 사람이 문학을 하게 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많은 사람들에게 미칠 것이 분명하므로 문학도는 역사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것이다. 문학을 하는 우리들은 하나를 둘로 나누어서 생각하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사고하면서 역사를 근거로 하여 그것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하여 해석하고 말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예술적으로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문학적으로 말하며, 예술적으로 글쓰기가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5. 테마가 있는 글쓰기의 필요성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미래에는 훨씬 비중이 커지고 중요한 것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 맞춤정보에 대한 요구는 문화를 비롯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화산처럼 솟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성을 선천적으로 날카롭고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여성은 이러한 요구에 맞추어서 글을 써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각으로 우리 문화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다면 글쓰기의 테마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지니고 있는 생각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 첫째,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일정한 주제로 꿸 수 있는 시각을 기른다. 둘째, 일정한 주제로 꾸준하고 다양한 글쓰기를 진행한다. 첫 번째 것을 먼저 살펴보자.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생활은 너무나 평범하여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처럼 생각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을 어떤 시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며, 시간이 흐른 후에는 문화적인 의미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600여년 전에 이규보가 지었단 파한집(破閑集)은 작가의 신변잡기를 기록한 것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는 엄청난 문화적 가치를 지닌 문헌자료가 되었다. 현재의 문화현상을 모두 잡아내어서 글이나 여타의 표현방법으로 남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것은 한층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일정한 주제를 형성할 수 있는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해 나갈 필요가 있다. , , 사찰, 건물, 가로등, 간판 등 수백 개의 문화적 주제어를 골라 낸 다음 그것을 주제로 하는 글쓰기를 한다. 예를 들면 산을 주제로 골랐다면 시를 쓰는 사람은 전국의 산을 주제로 하여 지속적으로 작품을 써내고, 수필을 쓰는 사람은 수필를 통해 지속적으로 글을 써내면 그것이 하나의 영역을 이룸과 동시에 그러한 문화적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맞춤식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작업들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행해져서 일사분란한 자료로 정리된다면 이보다 더 의미 있고 훌륭한 작품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6. 호기심이 글쓰기의 시작

짧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사건과 현상들을 보고, 듣고 느낀다.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겪고, 알게 되는 이 모든 것들은 무엇인가와 연결되어 있어서 독자적으로 발생하고 존재하며, 소멸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 모든 것은 관계를 통해 이어져 있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를 표면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경우는 숨어 있고, 어떤 경우는 엉뚱한 곳에 있으며, 어떤 경우는 스스로의 안에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연결고리를 찾아내서 표현하여 밝히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한 기초 작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몰랐던 것, 자신의 생각과 같거나 비슷한 것 등을 통해 쾌감을 느끼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겪게 되는 수많은 사건과 현상들은 그것이 만들어지는 본질적인 부분이 잘 보이지 않도록 되어 있다. 숨어 있는 본질을 찾아내면 그것에 대해 쓰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것이든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없는 마음 자세가 바로 호기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은 하나로 보이거나 들리는 것을 둘로 나누어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중요한 본질이 되는 어떤 것을 짚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호기심을 가지게 되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고, 그 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갑자기 자신의 앞에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어떤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됨으로써 이러한 것들을 글로 나타냈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동감을 얻을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감동을 선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7. 보이고, 들리고, 느끼는 것을 모두 기록하라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수많은 소재(素材)와 제재(題材)가 필요하다. 하나의 글로 완성되어 사람들 앞에 공개되는 순간 그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며, 그것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의 소유가 된다. 그러므로 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많고, 넓으며, 깊은 어떤 것들을 글 속에 담아 넣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어서 모든 것을 보고 들었던 당시대로 재생해낼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 같고, 손에 만져지는 것 같고, 귀에 들리는 것처럼 쓴 글이 바로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기억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억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기록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글자로만 기록을 했지만 지금은 소리와 영상을 함께 사용하여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비해서 기록의 폭이 엄청나게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현 상황에서 봤을 때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쉬운 것,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것을 중심으로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좋은 글을 써내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중학교 때 짝사랑했던 소녀를 위해 나와 그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애장편 소설을 써서 그 여학생에게 바치려고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겨울 방학 내내 끙끙거리면서 연애 장편소설을 써 보았지만 원고지 67매 정도를 쓰고 나니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고, 죽고까지를 모두 다한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말았으며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그 여학생에게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데, 그 일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 바로 기록의 중요성이었다. 한 편의 장편 소설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단어와 사건과 현상들이 필요한지를 절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책을 읽음과 동시에 자신이 겪고 보았던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두었더라면 아마도 수백 매에서 천 매 정도는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개인적인 경험이기는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필요로 하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에피소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덧 붙인다.

기록이 가지는 또 하나의 중요성은 후손들에게 남겨줄 유산이 된다는 점이다. 우리의 고전문학을 보면 작가가 알려져 있지 않거나 노래의 표현을 현대어로 해석할 수 없는 것들이 수없이 많다. 이것은 우리 선조들이 후손을 생각하는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라는 상고시대의 노래가 있는데, 작가는 백수광부(白首狂夫)의 처로 알려져 있다. 백수광부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후대 학자들이 이야기의 내용을 근거로 붙인 명칭에 불과하다. 만약 물에 빠져 죽은 남자가 자신은 누구라고 밝혔거나, 남편이 죽자 함께 물에 빠져 죽은 부인이라도 저 사람은 누구이고, 나는 그의 부인이라고 했더라면 우리가 공부하는 데에 이상한 이름을 외우지 않아도 되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이러한 사례를 그 외에도 상당히 많다. 신라 때의 향가와 고려 때의 속요 등은 아직도 해석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때 우리의 선조들이 1000년이나 2000년 뒤의 후손들을 위해 좀 더 상세하게 해설을 붙여놓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약간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를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의 우리들 역시 우리의 선조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우리는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기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것들일지라도 불과 수십 년만 지나면 외국말처럼 되어 버릴 것이기 때문에 아주 하찮게 보이는 것일지라도 놓치지 말고 기록해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처럼 모든 것들을 기록해 놓으면 수백 년이 지난 뒤에는 그 자료가 정말로 중요한 것이 되러 있을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8. 닥치는 대로 쓰기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글을 쓰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을 글을 써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그것의 해답은 무조건 많이, 그리고 닥치는 대로 쓰라는 것이다. 학습이나 기술의 전수를 통해 글 쓰는 실력을 키우는 것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아무리 훌륭한 학습을 통해 많은 지식을 지니고 있더라도 문장의 실력이 형편없으면 좋은 글을 써낼 수가 없다. 또한 문예창작을 전문으로 하는 여러 기관이나 대학의 학과에서 가르치는 기술로는 정해진 어떤 글을 써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게 된다. 글은 자신의 얼굴이며, 자신의 분신이기 때문에 자신의 색깔로 자신만의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글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많이 쓰면서 스스로가 몸으로 터득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거창한 어떤 것을 쓰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신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글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글을 많이 쓰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글을 잘 쓰게 될 것이며, 공부한 것이 많고 넓을수록 좋고 감동적인 글을 써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닥치는 대로 써서 기록하는 방법으로 나는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권하고 싶다. 포털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블로그를 만들어서 비공개로 설정한 다음 그날그날 있었던 아주 작은 일들에 대해 자신만의 문장으로 글을 써서 날짜별로 주제별로 무조건 저장을 해둔다. 그렇게 해서 하루하루 쌓인 것이 6개월이나 1년을 지난 시점에 이르면 처음 썼던 글과 맨 나중에 썼던 글을 비교해서 살펴본다. 그러면 놀라운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지금의 글과 6개월 전에 썼던 글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현재 아무리 좋은 글을 써내는 사람일지라도 처음에는 아주 엉망인 문장실력으로 시작했을 것이 틀림없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글을 쓰기가 겁난다는 생각 자체를 아예 할 필요가 없다. 꾸준히, 그리고 쉬지 않고 글을 닥치는 대로 써내려가면서 그때그때 저장해두는 버릇만 가지게 된다는 우리 모두는 훌륭한 문장가가 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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