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1열- 페미니즘 시선으로 영화 다시보기]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히든 피겨스’ 속 주인공 3인방의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by kmwhl posted Jul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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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1열 - 페미니즘 시선으로 영화 다시보기>

 

자매애와 여성 연대의 힘 
-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히든 피겨스’ 속 주인공 3인방의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2020)
"아캔두잇, 유캔두잇, 위캔두잇!"

 

포스터1.JPG

 

 1990년대 대기업의 경제활동에 한축을 맡고 있던 상고출신 여직원들이 토익 600점을 넘기면 대리로 승진할 수 있다는 말에 회사 토익반에서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입사동기이자 절친인 이자영(고아성), 정유나(이솜), 심보람(박혜수) 주인공 3인이 우연히 페놀 유출사건을 접하며 진실을 밝히게 되는 줄거리다. 이들이 페놀 유출사건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줄거리의 핵심이지만, 영화 곳곳에서 발견되는 당시 기업 내 성차별과 부조리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능력있는 여성들이 커리어우먼을 꿈꾸며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커피 타기 혹은 남자 직원들의 잔심부름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부조리한 회계와 재정 관리를 도맡으며 눈과 입을 닫아야 하는 신세다. 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은 불의를 참지 않고 회사의 부조리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그리고 이들을 도와주는 조력자 역시 같은 신세의 여직원들이다. 토익 공부를 하며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를 한 목소리로 외치던 주인공과 여직원들의 외침은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이렇게 바뀐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Even a worm will turn !)”

 

히든 피겨스 (2017)
"함께 오르지 않으면 정상엔 못 올라가“

 

포스터2.JPG

 

 

 실화를 바탕으로한 이 영화는 흑인 여성 3인방이 NASA 최초의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선발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부적인 수학 능력을 가진 캐서린 존슨과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 흑인 여성 최초의 NASA 엔지니어를 꿈꾸는 메리 잭슨은 백인으로 가득한 NASA에 들어오며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인종 차별과 성차별을 경험한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800m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가야하는 장면에서 분노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인종 차별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것인지 깨닫게 한다.
  이들은 흑인과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위치 속에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 없이 투쟁하고 함께 협력하며 자매애를 보여준다.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는 영화의 캐치 프래이즈에 걸맞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메리 잭슨이 법원 판사에게 '버지니아에서 흑인 여성을 백인 고등학교에 입학시킨 최초의 판사가 되라'고 설득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늘 그래왔던대로' 사회적 규범에 나를 맞추고 잠재력을 포기하며 살지말고 '역사를 바꾸는 최초가 되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