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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여성폭력생존자, 여성폭력을 말하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 행사에서 네 명의 용기 있는 여성폭력생존자가 자신의 폭력 피해 경험을 증언했습니다. 부디 용감한 이분들의 증언이 우리 주변에 있을 여성폭력피해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지금 당신의 삶을 위해 용기 내 싸우세요!”

 

 

 

 

글 : 미스리

 

여러분께, 제가 지난 6년의 결혼생활 중 겪은 가정폭력을 말하고자 합니다. 임신 후 사실혼 관계로 시작된 결혼생활 중 저는 연이은 두 번의 출산으로 건강이 매우 나빠진 상태였습니다. 남편은 그런 저에게 살림을 못 하고 시부모님도 제대로 모시지 못한다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저는 어느 날부터인가 매일 꿈속에서 남편이 보는 앞에서 투신자살하고 있었습니다. 혼인이 파탄에 이를 무렵에는 반복된 정서적, 성적 학대 및 축출 이혼 협박으로 인한 두려움으로 이미 패배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주종관계에 있었기에 대항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남편은 이를 이용하여 저를 더욱더 학대하고 저의 인권과 기본적 권리 마음대로 짓밟았습니다.

 

 

 

남편은 성적으로도 저를 강간하고 학대했습니다. 남편은 보통 “야, 옷 벗고 저기 위를 보고 누워봐, 무릎 꿇고 엎드려 봐”라며 접대부를 대하듯 명령조로 말하며 강제로 성관계를 했고, 제 생식기가 어떻다며 평가했습니다. 심지어 ‘너 오늘 낮에 딴 남자랑 잔 거냐?’라며 제 생식기를 특정 단어로 지칭하면서 입에 담기조차 힘든 언어로 성적 모욕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은 아이들이 옆에서 자고 있을 때 잠자던 저의 저항을 누르며 강제로 강간하기도 했습니다. 남편의 “야 네가 그렇게 비싸? 그렇게 비싸냐고?” 하는 폭언을 들으며 저는 수치심에 펑펑 울면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는 “남자를 데려올 테니 그 남자랑 자는 거 어때?”라고 물었습니다. 남편은 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몇 개월 동안 계속 제의를 했고, 제 얼굴이 찍힌 생식기 사진과 동영상을 수시로 요구했습니다. 남편이 영상을 악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저에게 이쁜이 수술을 포함한 여러 생식기 수술과 배우 이지아처럼 될 수 있게 성형 수술을 요구했습니다. 두 아이의 모유 수유로 쪼그라들고 처져버린 제 가슴을 보며 가슴 수술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는 수술이 두려웠지만, 남편이 이혼을 안 하고 살아줄 것처럼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종속되어 살아온 제가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것은 올해 1월 초였습니다. 남편은 또다시 집으로 초대남을 부르겠으니 같이 술을 마시며 놀자고 했습니다. 제가 그 제의를 거절하자 남편은 며칠 뒤 작정한 듯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집에서 나가라며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라도 소송으로 제가 아이들을 데려가면 아이들과 저를 모두 죽이겠다고 소리쳤습니다. 친권을 포기하고 집을 나가라는 남편의 협박에도 제가 굴하지 않자 남편은 40층 거실 창문을 가리키며 ‘그냥 저기로 뛰어내려 죽어’라고 3번을 말했습니다. 묵묵히 있는 제 눈을 보며 ‘네가 못 뛰어내리겠으면 내가 뛰어내리게 해줄까’라며 손바닥으로 제 머리를 후려갈겼습니다. 그리고는 제 멱살을 잡아끌면서 “내가 때렸어? 내가 때렸냐고?”하고 물었고 제가 ”때렸잖아요”라고 대답하니 ”미친 또라이년이 안 때렸는데 때렸다고 하네”라고 조롱했습니다.

 

 

 

저는 절벽 끝에 서 있으면서도 아이들에게는 가족이 함께하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가족을 지켜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가정폭력을 견디며 지키는 가정은 완벽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들과 저에게 독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혼을 결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면접교섭실에서 만난 아이들은 남편과 시댁 식구의 거짓말을 믿고 있었습니다. 5살 둘째 아이가 저를 향해 “야 이 도둑년아”라고 다섯 차례 소리쳤습니다. 아이는 저를 계속 도둑이라고 부르며 “엄마가 하는 말은 거짓말이야”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보내온 답변서에서도 저는 시댁 식구를 무시하고 아이들을 방임·학대하며 외도하는 여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답변서를 받고 저는 두 달 이상을 공황장애에 빠져 있었습니다. 제가 만약 혼자였다면 지금의 이혼 소송을 견딜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고 두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저에게 친구들은 아이들을 되찾고 세 식구가 행복하게 사는 생각만 하라고 합니다. 저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소송 중에 있습니다.

혹시라도 폭력을 당하면서도 가족을 해체할 수 없어서, 아니면 그 사람이 그래도 이따금 잘해 줄 때가 있어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꼭 생각하세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절대로 폭력이 행사되면 안 됩니다. 그것은 진정한 가족이 아닙니다. 뼈를 깎는 고통이겠지만 새로운 인생을 찾으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본인의 행복을 위해 싸우세요.

 

 

 

■ 여성폭력 피해 전문상담기관 안내

- 광명여성의전화 : 02-2060-2545 / 02-2616-2545

- 여성긴급전화 : 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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